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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Royal Trek에서 느꼈던 감동들이 새록 새록 떠오른다.
정말로 멋진 트레킹 코스였다. 네팔 히말라야에서도 정말로 보기 드문...빼어나서 많은 사람을 유혹하지 않아 좋다.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아 자연과 마을 모두가 순박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
Royal Trek은 네팔 제2의 도시로 불리는 포카라 동쪽에 위치한다.
정확히 덧붙여 말하면 '포카라' 동쪽에 위치한 Begnas Tal(베그너스 호수)를 한바퀴 도는 것과 비슷하다.
따로 트레킹 퍼미션을 받지 않아도 되어 언제라도 돌아볼 수 있는 곳.
 
2002년 10월 1일 우리는 Royal Trek과 '룸비니'를 여행하기 위해 '포카라'를 향해 떠났다. 간단하게 일행을 소개하면 중국에 모 은행 지점장으로 나가 계시는 이종찬님 그리고 부인 설현숙님 둘째 아들 이재영, 전남 여수의 LG정유에 근무하고 있는 박준희님, 네팔로 이민 와서 살고 있는 장정모님, 류배상이 여행자로 참여했고 우리들의 짐을 날라주기 위해 동행한 네팔 사람 '엠케쉬'(우리는 이 사람을 개장수로 불렀다. 이유는 류배상 집에 개를 팔러 왔다가 포터 일에 흥미를 느껴 직업을 바꾼 사람이기 때문이다) 등 7명의 트레킹 대원이 카트만두의 호화(!!) 관광버스 Green Line Bus를 타고 룰루랄라 룰루랄라... (버스비는 1인당 $10)

버스가 도착하는 장소에는 우리를 'Royal Trek'으로 안내할 현지가이드 '삼툭라마'씨가 기다리고 있다. 그는 네팔 오지에 숨겨진 왕국 '무스탕' 출신이고 한국에서 2년 동안 일을 한 경력이 있어 서툴지만 한국말이 가능하고 또한 한국사람을 많이 안내해봐서 가이드 일에 능숙하다. 그의 옆에는 내일 우리의 짐을 메고 갈 또 한 명의 포터가 동행하고 있었다. 오후 3시경 우리는 '포카라'의 '페와 호수' 근처에 위치한 호텔에 여장을 풀었고 간단한 샤워를 마친 후에 보트를 타는 선착장으로 향했다.

< 페와 호수에서 바라 본 포카라 >
   
  포카라의 장관은 호수에서 맛볼 수 있다. 만약 호수가 없었다면 이토록 아름다운 마을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관광용 보트 2대를 빌려서 호수 한 가운데 있는 힌두 사원으로 노를 저어갔다.

모두가 신이 나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 위에 두둥실 떠있는 섬에 올라가 사진도 찍고 히말라야도 감상하고... 모두들 편안한 얼굴이다.
호수에서 뱃놀이를 마친 후에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부메랑'이라는 식당으로 갔다. 네팔로 이민을 온 장정모님이 맛있는 메뉴를 추천한다. [소스를 듬뿍 얹은 민물고기 스테이크]맥주를 한잔 곁들이며 '포카라'에서의 첫날밤은 그렇게 흘러갔다.
 
10월 2일 새벽 5시, 아직 밖은 캄캄한데 저절로 눈이 떠진다. 처음 가는 길이라서 조금은 서둘러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어젯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나는 대원들에게 새벽 6시에 출발할 예정이라는 다짐을 받아두었다. 팀의 리더는 항상 다른 사람보다 먼저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편안한 여행이 될 수 있으므로... 양치질, 세수 그리고 어제 꺼내놓은 살림살이 등을 '카고백'에 집어 넣는다. 그리고 호텔 밖으로 나와 문을 연 가게를 찾아 두리번 두리번... 마침 문을 연 가게가 있어 네팔에서 만든 '후루티'라는 망고쥬스 10개를 샀다. 아침에 마시니 더욱 상쾌했다.
< 하늘에 떠 있는 히말라야 - 칼리카스탄 >
   
  새벽 5시35분 봉고 버스와 가이드 '삼툭라마'가 호텔 앞에 도착했다. 서둘러서 짐을 싣고 트레킹 출발지인 '칼리카스탄(1,160m)으로 출발했다. 우기가 지나간지 꽤 오래되어 도로 상태는 그럭저럭 양호한 상태이다. 만약 여름에 이 길을 차로 올랐다면 많은 고생을 했음직한 곳이다.

버스는 구불 구불한 고갯길을 용트림을 하며 오르는데 갑자기 시야가 탁 터지며 히말라야 연봉이 우리를 막아 선다. '하늘 위에 히말라야 설산이 떠 있다' 이 상태로는 도저히 더 이상 갈 수가 없다. 모두들 내려서 환호성을 울리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영국의 찰스 황태자가 왜? 이 길을 택해 걸었는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광경]

'포카라'에서 '칼리카스탄'까지는 봉고 버스로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우리는 '칼리카스탄'에 도착해 길 옆 자그마한 식당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주문했다. 식사라고 해봤자 찐 계란 몇 개와 밀크티(홍차+우유+설탕) 그리고 사과 하나씩...식사는 부실해도 모두들 행복하다. 하늘에 떠 있는 설산을 보면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니...동네 아이들이 갑자기 몰려든다. 관광객이 거의 없는 곳이라서 오늘의 특별한 구경거리를 놓치고 싶지 않은 아이들이 만사를 제쳐두고 가게 앞 공터에 진을 치고 앉아 바라본다. 누가 구경을 찾아 이곳에 왔는지 모르겠다. '우리 일행은 그들을 구경하고 또한 우리가 구경거리가 되고...'
< 트레킹에 참가한 대원들 - 좌측부터 설현숙, 이종찬, 박준희, 포터, 이재영, 장정모 그리고 동네 꼬마 >
 
   
 

Royal Trek은 정말 때묻지 않은 트레킹 코스이다. 음식값도 싸고 사람들도 알려진 트레킹 코스들에 비해 훨씬 순박하다. 사람이 많이 다니면 인심이 변하는 것은 당연지사.

우리는 트레킹을 시작했다. 뭐 거창하게 시작 나팔을 불었던 것은 아니고 준비가 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마을길을 따라 이동을 한다. 이곳까지 오면서 부지런히 말씀드린 나의 생각을 잘 받아들인 표정을 하고... [트레킹을 할 때는 되도록 천천히, 마음을 활짝 열고, 쌓였던 스트레스는 히말라야에 버리고 자연의 향기를 마음 가득히...]

'칼리카스탄'에서 1시간 30분을 걸어가니까 여러 가게가 모여있는 제법 큰 마을 '샤후레반쟝'(1,040m)이 나온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 갑자기 배가 출출해 온다. 사실 아침을 제대로 먹지 않고 걸었으니 배가 고파오는 것이 당연지사이겠지만... 우리는 그곳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여행을 시작한 후에 처음으로 먹은 '달밧'(밥+녹두스프+야채 볶음)은 참 맛이 좋았다.

'샤후레반쟝'에서 '파트레'(1,110m)까지는 약 1시간이 소요된다. 밥도 먹었겠다 거기에다 걸어가는 길은 너무도 편안하고, 아늑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즐거운 인사를 보내오지... 어깨가 절로 춤을 춘다. 지나는 길에 초등학교 담장에 올라앉은 한 무리의 어린이들을 만난다.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그들의 모습을 찍어 다시 보여준다. 난리가 났다. 신기한 카메라를 만난 아이들은 수업 시작종이 울렸건만 교실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드디어 선생님 두 분이 나타나 아이들을 교실로 몰고 가신다. 뭐가 그리도 신기한지 교실 창문에 매달려 우리 일행을 쳐다보는 초롱초롱한 눈빛을 가진 아이들...

'파트레'에서 '리페야니'(990m)까지는 2시간이 소요되었다. 우리는 '리페야니'에서 1박을 했다. Royal Trek에서 호텔(???)을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라서 여장을 풀 수밖에 없었지만. 저녁은 아주 푸짐하게 먹었다. 그리고 근처 수퍼(자그만 가게)에 들러 2차로 맥주파티를 벌였다. 다소 맥주 값이 비싸기는 하지만 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 마시지 않는다면 언제 술을 마시겠는가. 취하고 싶은 밤이었다. '밤하늘의 은하수는 더욱 물이 많았다'

<우리 어릴 적 모습들(맨 왼쪽이 류배상 ^_^)- 오자가온 >
 
   
 

10월 3일, 이른 새벽에 목이 말라 밖에 나가보니 모두들 일어나 서쪽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아침 햇살을 받은 히말라야 설산을 보기 위해 모두 부지런을 떨고 있다니... 히말라야는 참 위대하다. 도시에서 늦잠의 유혹에 잘 빠지는 우리들을 이리도 빨리 깨워주다니... '리페야니'에서 '람콧'(1,030m)까지는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Royal Trek은 완만한 경사를 따라 걸어가는 능선길이 많아 나이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와 어린아이들에게 딱 맞는 코스라고 모두들 한마디씩 거든다. 가족이 여행하기 참 좋은 곳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안나푸르나 그 어디에 내어 놓아도 트레킹 도중에 만나는 전경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

'람콧'에 도착하니 마을 가운데에 커다란 불도저가 1대 서 있다. 문명을 연결하기 위해 길을 뚫고 있다고 한다. '길이 생겨 버스가 왕래하고, 물자가 풍부해지면 지금보다 잘 살수 있겠지!!!' 반면 트레킹의 묘미는 점점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인데... 아마 몇 년 후에 와보면 지금 느꼈던 많은 감정들이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람콧'에서 '사르카반쟝'(870m)까지는 경사가 제법 있는 내리막길을 계속 내려가야 한다. 30분이 소요된다. '사르카반쟝'에는 아주 깨끗한 롯지가 있다.

잠시 이곳에서 쉬면서 간식을 드시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간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이곳부터 '치소파니'까지 계속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Royal Trek에서 만나는 제일 경사가 급한 오르막 코스다. (사르카반쟝에서 40여분 걸어 오르면 몇 개의 티숍이 있는 '모하리야' 마을이 나온다) '람콧'에서 '치소파니'(1,260m)까지는 2시간이 소요된다. 우리는 '치소파니'에서 점심을 먹었다. 관광객이 거의 없는 곳이라서 식당은 딱 하나밖에 없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곳. 메뉴는 역시 '달밧' 뿐이다. 재료가 거의 준비되어있지 않아 식사를 마칠 때까지 2시간이 소요되었다.

< 맨발로 강을 건너다 - 탈베시 >
   
 

'치소파니'에서 15분 정도 내려가면 '비르촉'(1,170m)인데 여기서부터는 볼거리가 점점 적어진다. 버스가 다니는 길이 마을 옆을 지나가고 마을의 건물 또한 도시 냄새가 풍겨 온다. '비르촉'에서 신작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방가라'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여기서 다음 목적지 '탈베시'로 가는 길을 찾아야 하는데 입구가 보이지 않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치소파니'에서 '탈베시'(580m)까지는 2시간이 소요된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탈베시'로 내려가는 길은 잘 보이지 않아 찾기가 어렵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저 멀리 아랫마을까지 계속해 내려가는 급경사 내리막 길이 시작된다. Royal Trek에서 만나는 제일 경사가 큰 내리막길이다. 약 40여분을 내려가면 '탈베시' 마을이 시작된다. 우리는 마을 입구에서 한 명의 노파를 만났다. 어미 물소와 새끼 물소를 끌고 산 중턱에서 내려오고 있다. 왜? 산에서 내려오시냐고 여쭈어보니까 어미 물소가 바람이 나서 매일 수소를 찾아 산으로 올라가고 또한 할머니도 거의 매일 물소를 찾아 이곳 저 곳을 헤맨다고 한다. '탈베시' 마을은 바나나가 유난히 많고 마을 주위 논에는 벼가 가을 바람을 맞아 초록색 바다를 연출하는 아주 평화로운 마을이다.

'탈베시'에서 '베그너스 탈 바자르'(610m)까지 2시간이 소요된다. '탈베시' 마을이 끝나는 곳에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다. 강을 건너야 할 다리가 없어 동네 꼬마에게 물어보니까 아래쪽으로 300m를 가면 다리가 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힘이 드는데 굳이 밑 쪽으로 내려갈 일이 없어 모두들 신발을 벗고 강물로 들어간다. 시원하게 전해오는 시냇물의 촉감이 피로를 조금이나마 덜어준다. 시냇물을 건너 가을 벼가 한창 자라고 있는 논 사이에 나 있는 좁은 길로 들어섰다. 저 너머 신작로에 버스가 나타나 우리를 쳐다본다. 우리가 버스를 이용할 손님으로 보였는지 한참을 서 있다. 그러다가 우리가 전혀 손짓을 하지 않으니까 그대로 떠나간다. 무거운 짐을 메고 있는 꿀리(포터)들의 표정이 일순간 일그러진다. '버스가 있는데 굳이 왜? 걸어갈까?'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 베그너스 호수 전경 - 순다리단다 >
   
 

강을 건너면 '사후쿠나'(610m) 마을이다. 몇 채의 집이 있긴 하지만 음료수를 파는 가게가 없어 모두들 실망하는 눈치다. 날씨는 더워 모두들 갈증을 느끼고 있지만 가게가 없으니...숨을 헐떡이며 바로 윗마을 '순다리단다'(720m)로 향했다.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더운 날씨 속에서 급한 경사길을 올라가야 하므로 모두들 지쳐한다. 20여분을 숨차게 오르니 시야가 탁 터지며 다시 신작로가 나타난다. 그리고 길 양편에는 몇 개의 번듯한 가게가 문을 열고 있다.

우리는 먼저 냉장고가 있는 집을 찾아 나섰다. 인상이 좋은 '구릉족'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가게 앞에 진을 치고 앉아 음료수를 주문하는데.... 5병, 추가 5병... 결국 10명이 30여병의 음료수를 해치우는 기록을 세운다. "이렇게 맛있는 음료수는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중국에서 오신 이종찬님이 감탄하셨다. (이 날의 음료수 값은 제일 맛있게 드신 이종찬님이 계산하셨다 ^_^)

'순다리단다'에서 '베그너스 탈 바자르'까지는 걷기에 아주 순탄한 길이다. 잠시 잠시 '베그너스' 호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와 트레킹의 피로를 달래준다. 마지막 고갯길을 쉬엄쉬엄 오르고 있으니 서산으로 해가 넘어간다. 오르막이 끝나고 마을 사이로 쭉 뻗은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10여분을 걸어 내려오니 저 멀리 버스터미널이 보인다. [우리의 즐거운 Royal Trek 트레킹도 여기서 마감되었다]

 
 
버스터미널에 내려왔지만 버스는 이미 끊긴 뒤였다. 포카라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찾았지만 모두 어디로 가버렸는지 겨우 한 대가 눈에 보일 뿐이다. 조금 서성이고 있으니까 버스 차장 한 명이 흥정을 붙여온다. '포카라'까지 버스 한 대를 왕창 전세 내서 가신다면 아주 싸게 모시겠다는 달콤한 유혹이다. 우리는 그렇게 한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서 어떻게 하루를 더 버티겠는가? 우리도 흥정에 조건을 붙였다. "승객은 우리만 타야된다. 그리고 포카라까지 가는 도중에 절대로 정차해서 손님을 더 태우면 안 된다" 버스 차장은 절대로 다른 손님을 태우거나, 정차하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우리는 정말 순진했다]

조금 있으니까 저쪽에서 버스가 한 대 굴러온다. 그런데 악!!!! 우리가 분명 2분전에 전세를 낸 그 버스에는 벌써, 이미 승객 30여명이 승차해 있었다. 1분도 지나지 않아 계약이 파기된 것이다. 우리는 그 버스에 올라타지 않았다. '아니 세상에... 빈자리도 하나 없는 전세 버스가 어디있나, 전세 낸 우리는 입석으로 가라는 말인가?' 그래서 우리는 다른 차장과 다시 흥정을 시작했다. "진짜로 승객은 우리만 타야한다. 그리고 포카라까지 가는 도중에 정차를 해서도 안 된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차장이 대답한다. "OK, OK. 걱정 붙들어 매세요"

버스가 다시 한 대 굴러왔다. 우리는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그렇지만 계약은 다시 파기될 위기에 처했다. 조금 전 옆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우리 버스로 우르르 올라탄다. 옆에서 지켜보던 가이드 '삼툭라마'가 설명해 준다. "지금 버스가 끊겨 우리 버스를 탈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손님들도 버스가 끊겨 이 버스를 탈 수 밖에 없다는 그 얘기에 짜증을 내기는커녕 모두들 즐거워하는 표정이다. 네팔의 새로운 면을 접할 수 있어서...이 날 버스 차장은 포카라까지 가는 도중 정차하지 않겠다는 우리와의 약속을 '잘' 지켰다.
손님이 타고 내려야할 때 버스는 최대한, 정말 최대한 속도를 줄였고 절대로 길가에 멈춰서지는 않았다. 아주 천천히 달리면서 우리 외의 다른 손님들을 모두 무사히 내려줬고 포카라로 오는 도중 또 틈틈히, 쉴 새 없이, 부지런히 손님들을 태웠다. [절대로!! 멈추어 서지는 않고서...]